Jay의 잡다한 글/호도회원체험기

[호주생활]호주... 삶의경험인가? 실수인가?

uhakpen jay 2011. 10. 14. 09:12

  [호주생활]호주... 삶의경험인가? 실수인가?

 

 

 

나는 작년 4월에 워킹으로 호주를 갔고 10개월 동안

행..복..하..게.. 살다가 지난달 설명절 전날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10개월동안 호주에서 느낀 점을 먼저 다녀온 사람으로서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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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에서 활동하는 내 닉네임은 joom, 진짜 이름은 홍주미.

나이는 적지 않고, 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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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3개월은 농장에서 지냈다.

농장에서 지낸 3개월은 나에게 있어 아주 황금같은 시기이고,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많은 외국 친구들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매일 같이 해대는 푸념에 짜증도 많이 느꼈다.

농장에서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하는 말은

< 호주에 왔는데도 뭐.. 영어도 안늘고, 과일 따는 것도 재미도 없고 힘들기만 하고,

그렇다고 농장에 있는 외국 애들이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괜히 왔어,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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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장에 오기 전 7개월을 한국사람 끔찍하게 많아서 영어 배우기 힘들다는 시드니에서 살았다.

작년 3월말에 징글징글한 회사를 때려치고

처음 한달은 시드니 시내와 주변을돌아다니며 환경 적응에 나름 힘 썼다.

랭귀지 스쿨? 안다녔다.

그리고 약 1개월후 시드니 씨티에서 스시집 알바를 시작했고, 다시 1개월후

스시집 아르바이트 하던 곳 건물 시큐리티 아저씨(한국사람아님)가

나를 매우 성실하게 보시고 그 건물 청소 일을 소개시켜줬다.

천만다행일까? 나의 청소 메니저는 스페인 사람이어서 한국사람처럼 돈을 적게 주거나

떼먹지 않았다. 스시가게는 처음엔 8불10센트였지만, 청소일은 처음엔 16불 이었다.

호주에 계신 분들은 알 것이다. 한국 사람 밑에서 청소하면 시간당 13불도 받기가 쉽지 않다는걸...!

 

호주에 온지 두달만에 2개의 직업이 생겼다.

매일 아침 6시45분에 일어나서 (본다이 정션에 살았음) 8시부터 스시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3시30분에 일이 끝나면 개인 시간을 갖고 5시나 6시 사이에 청소일을 3시간동안 했다.

청소일은 3시간이 안걸린다. 보통 2시간45분. 그런데 가끔 얘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더 늦게 끝난다.

더 일찍 끝나도 더 늦게 끝나도 급여에서 차감되고, 가감되는 것이 없다.

그저 자기가 맡은 일을 열심히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영어.. 나도 처음에는 영어를 그냥 그렇게 구사하는 사람중에 하나였다.

유색인종 만나면 자신감으로 이야기 하고, 백인들 만나면 기죽어서 말도 못하고...;;

한국에서 학원도 많이 다닌터라 돈 아까워서 호주에서는 랭귀지 스쿨을 못 다니겠더라...!

그래서 스시가게에서 일할 때 이 악물고, 쪽팔리지만 쉬운 말이라도 또박또박 이야기 할려고 노력했고,

오고가는 버스 속에서도 테이프 듣기와 혼자서 입으로 중얼거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런데 그걸로는 부족했다.

오는 손님들은 물건이 필요해서 오는 것이지만, 가끔 농담을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날씨 이야기나

월드컵(작년에 월드컵.. ㅋㅋ) 이야기 등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툭툭 던진다.

나는 주문도 받아야하고, 물건도 팔아야하고, 계산도 해야하고, 가끔 음식을 꾸며야 했는데,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어느 평범한 대화도 평범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그랬다. 어느 한국 사람들이 버릇처럼 말하듯이 나의 주변에는 한국사람들만 있었고 그렇다고 외국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선택했지만, 항상 일만 했다.

호주에 오기전 어떤 환상을 갖고 오지는 않았지만,(왜냐면 나는 3년전에 호주를 여행한 적이 있다.)

살기 좋다는 남의 나라 호주에서 나는 귀먹어리, 벙어리, 문맹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에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고, 상당히 서글펐다. 이게 뭐하는 짓이래...?

그래서 스시가게 일이 끝나고 청소를 하러 가기 전 약 1시간30분~2시간 정도의 공백시간을

이용했다. 어떻게 했냐면....

매일매일 내 나름대로의 주제를 정한다.

오늘은 과일 흥정 해보기. 오늘은 DVD 플레이어에 대해 알아보기, 오늘은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알아보기, 오늘은 기차역에 가서 타임테이블 얻어오기, 알고 있는 길 안내소에서 그냥 한번 물어보기, 등등등.

이렇게 하나씩 주제를 정하고 한날에 같은 가게를 5~6군데 가서 같은 말을 반복하고, 같은 말을 들었다.

물건을 살 것도 아닌데, 계속 같은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하는 건 참 멋적은 일이다.

첫날, 그야말로 참 쪽팔렸다.

아무도 나를 그렇게 보는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 참 많이 쪽팔렸다.

왜냐면 내가 말하는 수준은 그들에게는 고작 7~8살 정도의 아이가 더듬더듬 말하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혼자 연습했을 땐 구구절절 쏼라쏼라 했어도 물건을 사러온 줄로 알고 있는

상점의 주인들은 손님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본다. 이 사람이 뭘 원하며, 어떻게 기호를 맞춰줘야 하나 나름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팔아먹어 경영의 보탬이 되어야 할테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이나 호주나 똑같다.

빤히 쳐다보는 주인장의 모습에 얼굴이 후끈해서 말도 제대로 못한 적도 있었고,

서로의 발음이 익숙하지 않아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 경우도 있었다.

시드니에 계신분은 아시겠지만, 시티는 차이나 타운을 끼고 있어서 상점들 대부분은 이민자들이거나 이민2세들이다. 그래서 발음들이 천차만별이다.

보통 영국식 영어가 낫다, 아니다 미국식 영어가 좀더 멋지다 라고 논쟁 하시는 분들 계신데

호주에 와보면 영국사람 미국사람 보기 힘들다.

다들 우리같이 영어 배우려고 온 사람들이고, 비영어권에서 이민온 사람들이어서

어느식의 영어는 이미 무시된지 오래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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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쓰겠다.

너무 많이 쓰면 재미도 없고, 요점이 뭔지도 잘 모르고 하니 말이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